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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

대한민국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는 경축 연회가 10일 오후(한국시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렸다.   연회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함께했다. 외빈을 대표해서는 카를로스 빅토르 붕구 주한외교단장 겸 주한 가봉대사가 자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여영국 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기쁜 날이지만, 저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승리의 날도 아니고, 제가 몸담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승리의 날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우리가 평화적으로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평화적 정권 교체가 거듭될수록 우리 민주주의는 내실을 더해가고,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국내적 위기와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축적되게 돼 있다"며 "그래서 오늘은 국민 모두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자유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을 여러 헌법 기관장들, 국민과 함께 튼튼하게 지키고 더 발전시켜서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자유민주주의 인권 국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당당한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축연회 건배주로는 6개 지역에서 온 전통술이 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입상주다.   헤드 테이블 건배주인 ▲ 허니문(경기 양평)을 비롯해 ▲ 너브내 스파클링 애플 라이트(강원) ▲ 샤토미소 로제스위트(충북) ▲ 붉은진주 머루와인(전북) ▲ 다래와인 스위트 3004(경남) ▲ 니모메(제주)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연합뉴스대한민국 민주주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인권 국민 승리

2022-05-10

[살며 생각하며] 잊지 말아요

 목련은 결국 피지 못했다. 벌겋게 물들었던 꽃봉오리는 이제 갈색이 되어 있다. 꽃이 핀 것을 시샘한다는 추위 때문이다. 봄이 오면 견디기 힘든 것이 폭죽처럼 한꺼번에 피어나는 목련의 화려함이다. 언제나 봄맞이에 서툰 나는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꽃이 피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발상인가.   삼사월 꽃들이 피면서 모든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 얼었던 땅은 녹아 꿈틀거리고 배고픈 울새들은 커다란 눈을 들어 부지런히 먹이를 찾는다. 지빠귀는 지붕 꼭대기에 올라 고운 노래로 짝을 부른다. 이렇게 세상은 분주한데 목련은 피지도 못하고 스러졌다. 그리고 4월이 왔다. 시인 토마스 엘리엇(Thomas Sterns Eliot, 1888~1965)는 젊은 시절 친구를 잃은 슬픔과 제1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마음을 황무지에 비유하며 4월을 잔인하다고 표현했다.     일 년을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는 꽃이라 가슴이 저렸다. 갈색의 꽃들은 을씨년스럽게 달려있다. 며칠전 세월호 사건 8주년이 지났다. 세상을 초월한다고 지은 이름이라는데, 세상에 빌붙어 욕심껏 살던 사람이 지은 것이라 어쭙잖다. 8년 전 그날 무책임한 정부와 정부의 각 기관이 서로 머뭇거리며 책임 전가를 하고 있었다. 선장은 뒤도 안 돌아 보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배에서 도망쳤다. 뭐라도 해서 아이들을 구하려던 사람들과는 달리 정부기관은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고 있었다. 머뭇거리는 동안 착한 아이들은 차가운 바다에 남겨졌다. 그나마 생명을 건진 학생들은 일반 어선이 구출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른이라는 사람들의 그 날 행위를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한번 피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이들. 내 친척도 피붙이도 아닌데도 이렇게 목이 메어오는데 유족들과 남은 친구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자기 일 아니라고 하며 온갖 욕설과 비방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제 그만 이야기하자고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어찌 그날의 일이 남의 일이 되는 것일까? 화장도 안 하고 길을 나선 여성들의 마음은 불안하다. 불편하다. 남에게 민낯을 보인다는 것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그렇다.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날은 대한민국의 세수도 안 한 민낯이 온 세상에 알려진 참담한 날이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린아이들의 죽음으로 시작되었다. 꽃다운 아이들이 물속으로 사라진 날. 그날을 어찌 잊겠는가? 물망초처럼 푸르고 예쁜 아이들. 꽃말처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련으로 올 줄 알았던 3월 말의 봄이 꽃샘추위 때문에 망가졌다.   따스한 제주도를 얼어붙게 한 4·3 사건. 순수한 학생들의 희생으로 민주주의가 싹튼 4·19도 4월에 벌어진 일이다. 다 잊지 말아야 한다. 힘이 없어 남에 의해 두 동강 난 나의 모국이 안쓰럽다. 이념이 다르다고 같은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에 화가 난다. 잊힌다는 것이 얼마나 쓸쓸한 일이겠는가? 존재 하나로 기쁨과 신비로움이었던 아이들. 세상이 온통 어둠이어도 아이들만 있으면 살만하다던 부모님들이 가슴속 깊이 아이들을 묻었다. 가수 백지영의 노랫말처럼 같은 하늘 다른 곳에 있어도 잊지 말라고 한다. 잊지 말아요. 부탁드려요. 목련보다 화려하던 아이들을 부디 잊지 말아요. 고성순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며칠전 세월호 thomas sterns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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